파이어족이란? 조기 은퇴를 꿈꾸는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얼마만큼의 돈이 필요할까요? 최근 아끼고 절약하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는 것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오늘은 경제적 자립을 통한 조기 은퇴를 꿈꾸는 사람들, 파이어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 파이어족 "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파이어(FIRE)는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파이어족은 3-40대에 경제적인 자립을 이뤄 조기 은퇴를 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금액을 저축·투자하는 2030 세대를 지칭합니다. 이들은 정년까지 일하는 것에서 벗어나 비교적 이른 시기에 은퇴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소비를 줄이고 아끼며 부업을 하면서도 저축액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하는 짠테크족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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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이 등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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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 운동은 1990년대 미국에서 처음 등장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게 되었다고 해요. 이후에 경기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가 사회 생활을 시작하며 파이어 운동에 주목하게 됩니다. 이들은 부모님 세대와 현세대의 경제 위기를 겪으면서 어느 세대보다 저축 성향이 높다고 나타났어요.

 

 

본인도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밀레니얼 세대로서 몇 년 전부터 짠테크, 파이어족, N잡러 등의 키워드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 계속 맞닥뜨릴 경제 상황을 생각하면 이렇게 절약하고 저축하는 소비 습관이 점점 더 나타나는 것도 당연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세계 각국의 파이어 운동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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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최근 뱅크오브아메리카 조사를 인용해 미국 24~39세 가운데 저축액이 10만 달러(약 1억 2000만 원) 이상인 이들의 비율이 25%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2018년(16%)에 비해 9% 포인트 가량 상승한 것이다." -한국경제

 

파이어 운동이 시작된 미국에서는 저축액 10만달러 이상인 이들의 비율이 25%에 달했고, BBC방송에서는 "유례없이 길고 지루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파이어 운동이 영국과 호주, 네덜란드, 인도 등지로 확산했다"라고 소개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소비보다는 저축을 지향하는 이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국내에서도 파이어족이 최근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취업정보 사이트 '인크루트'의 지난 6월 직장인 8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명 중 1명이 조기 은퇴를 목표로 저축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해요. 전 세계적으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노후를 대비하며 소비를 지양하는 일이 큰 이슈인 것 같습니다.

 

또한 디지털 세대인 지금은 온라인 광고, 마케팅 등 온라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많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돈을 버는 데 익숙하죠. 파이어 운동을 하는 밀레니얼은 온라인을 통한 수입의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식, 채권, 부동산 등 공격적인 투자에도 높은 관심을 가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파이어족은 욜로족의 반대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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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 -YOLO (You Only Live Once)

 

미래보다 현재의 행복을 더 중요시한다는 욜로족. 한때 광고 문구로도 종종 등장하며 인기를 끌었던 용어죠?

파이어족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고, 욜로족은 미래 고민없이 현재의 행복을 생각한다고 해서 반대의 개념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현재와 미래의 우선순위가 다르다고 할 수 있겠지만 이것 또한 결국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비슷한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파이어족이 미래를 위해 현재를 무조건적으로 희생한다고 말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미래를 열심히 대비하고 준비하는 본인의 모습을 만족하면서 어느 정도 즐기는 사람도 분명 있기 때문입니다. 

 

파이어족과 욜로족 모두 한번뿐인 인생을 본인이 원하는 최선의 방향을 선택해서 살아가는 것은 같다고 생각해요. 각자 삶에서 중요한 것들의 순서가 조금 다를 뿐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의 선택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목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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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은퇴를 하는데 성공한 파이어족들이 가졌던 목표와 그들의 일상은 어떨까요? 실제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자수성가하여 경제적 자립을 이룬 파이어족들의 사례를 찾아보았어요.

 

 

미국의 유명한 파이어족 그랜트 사바티에(Grant Sabatier)는 5년간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모아 30세에 은퇴하고, 현재는 천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파이어 운동 블로그를 운영하며 글을 쓰고 강연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는 항상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부모님과 함께 자랐다고 하는데요, 부모님이 50대가 되고 난 후 본인의 많은 꿈들을 이루지 못하고 고생만 했던 것을 보며 '여생을 일하면서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철학과를 졸업한 후 한동안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는 그는 투자를 두려운 것으로 여기는 기존 상식과 달리 수입의 대부분을 투자했다고 해요. 그리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의 목록을 만들고, 행복을 극대화하는 삶을 만들고자 했습니다.그랜트가 행복이라고 생각한 것들은 '토요일에 강아지랑 공원 산책하기', '친구들과 기타 치기', '글쓰기와 책 읽기'와 같이 거의 돈이 들지 않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합니다. 물건을 많이 사들이는 것을 멈추고 24살에 파이어 운동을 시작하며, 온라인 마케팅과 광고 업무를 주로 했다고 해요. 그렇게 5년 만에 파이어를 달성한 후 '글쓰기와 지식 나누기'라는 자신의 진짜 열정을 찾은 그는 파이어 달성 후에도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강연을 하며 지냅니다. 

 

 

<나는 매일매일 부자로 산다>의 저자 닉 할릭(Nik Halik)과 개릿 군더슨(Garrett Gunderson)은 모두 자수성가한 젊은 백만장자이자 파이어족입니다. 그들은 자유로운 삶을 살 것인지는 우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매일매일 주말인 삶'의 원칙들과 목표 달성을 위해 시행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을 전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목표 실현을 위해 몇 가지 선언을 하는데요, 다음은 그중 일부입니다.

"나는 인생을 오랫동안 충분히 즐기기 위해 단기간 집중적으로 일한다."

 

"나는 은퇴를 위한 삶을 살지 않고 목적 있는 삶을 추구한다. 나의 재능과 능력을 개발하고, 나의 능력과 재능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한 가치를 창출하고 나 스스로 성취감을 고취한다."

오랫동안 아메리칸드림은 크고 멋진 집, 비싼 스포츠카, 수영장 등 물질적인 기준으로 정의됐지만 과도한 소비 지향 라이프스타일은 실제 자유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물건에 얽매이는 삶이라는 건데요, 저자가 지향하는 자유로운 삶은 수준 높은 삶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그가 말하는 자유란 청구서 납부나 가족 부양에 대한 걱정 없이 매 순간을 즐기거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모험을 한다거나, 삶의 중요한 목적이나 성취를 위해 노력하거나,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 내키는 대로 세계를 여행하는 등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자유를 의미해요. 

이러한 관점은 미니멀라이프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요, (물건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것만이 미니멀 라이프는 아닙니다) 물건의 소유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행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들만 남기는 일과 어느 정도 비슷하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많은 파이어족들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파이어족은 지출을 최소화하기도 하지만 은퇴자금을 효과적으로 늘리기 위해 부업을 활용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주말/단기 아르바이트에서부터 블로그 또는 유튜브를 통해 광고 수입을 얻거나 사업체를 운영하기까지 다양한 N잡러의 형태를 찾아볼 수 있어요.

 

이렇게 파이어족은 대부분 본업 외에 부업을 하며 추가 소득을 발생시킵니다. 사이드 허슬(Side Hustle)이라고도 하는 이 사이드 프로젝트는, 추가 소득을 만듦과 동시에 개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일도 도전해보며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보는 좋은 기회도 되어줍니다. 원하는 재정적 목표를 이룬 후에도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지 알아보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죠. 

 

참고 - tvN 트렌드로드 / <나는 매일매일 부자로 산다>

 

 

 

얼마를 모아야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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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요한 은퇴자금은 얼마일까요?

 

미국의 파이어족은 연 생활비의 25배 정도를 모아야 경제적 자유가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이 이론은 은퇴자금에서 매년 4%씩 인출하면 평생 사용할 수 있다는 법칙을 기반으로 합니다. 가령 매년 $60,000이 필요하다면 은퇴자금으로 25배인 $1,500,000이 있으면 은퇴가 가능한 것이고, 이 은퇴자금 $1,500,000을 매년 4%씩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수익률이 발생되는 곳에 투자하여 그 수익을 얻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경제적 자유를 얻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저축하는 금액이 아니라 저축률(Saving Rate)입니다. 아래 그림처럼 연 소득 $50K일 때 $25K로 생활하면 50% 저축률로 financial freedom에 도달하는데 16.6년이 걸립니다. 또한 연 소득 $100K일 때 $50K로 생활하면 50% 저축률로 financial freedom에 도달하는데 동일하게 16.6년이 걸립니다.  - 은퇴덕후 eunduk.com

 

 

은퇴 후에 원하는 삶의 모습은 어떤가요? 원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필요한 비용도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유지 비용이 적을 수록 경제적 자립이 훨씬 앞당겨지겠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파이어족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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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족을 바라보는 각자의 입장이 다양한데요,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의견들을 모아봤습니다.

 

극단적 절약 → 조기은퇴 '파이어족' 확산, 경제 회복 위협한다?
"최근 20·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극단적인 절약을 하는 이른바 '파이어족(FIRE족)'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 자산을 모은 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조기 은퇴를 하고 자유롭게 사는 게 목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파이어족의 등장이 오히려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에는 미 연방준비기금(FED) 등 중앙은행에서도 파이어족의 확산을 염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아시아경제]

 

 

"파이어족들이 소비를 하지 않아 경기가 침체된다?"

👉 물론 소비가 줄면 경기에 영향이 가겠지만, 이미 지금 사회는 불필요한 소비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고 해요. 상품 소비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소비가 곧 행복을 불러오지는 않죠! 무분별한 소비보다는 신중한 소비를 권장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파이어 운동을 하는 이들은 아마 누구보다 경제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고, 자기 계발을 위해 투자하거나 은퇴 후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에는 아끼지 않기도 합니다.

 

"젊은 시기에 일이 주는 행복과 기회를 포기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 일을 꾸준히 지속하면서 얻는 새로운 기회와 만족감은 물론 중요합니다. 가장 크게 오해하는 것은 '조기은퇴 후 일을 하지 않고 놀 것이다'라는 추측인 것 같은데요, 조기 은퇴가 목표라고 해서 일을 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생계를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지 않고 수입과 무관하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겠다는 것이 파이어족의 목표라고 할 수 있어요. 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한 많은 돈을 벌어, 그로 인해 얻게 될 몇십년의 시간을 바라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자유는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인데요, 자본주의에서 돈이 곧 자유라고 하죠..😂 파이어 운동의 진정한 의미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정말 사랑하는 일을 찾는 기회라는 데에 있다고 합니다. 

 

파이어 운동의 열풍은 원하는 삶을 더 빨리, 더 오래 살고 싶은 밀레니얼 세대의 바람에서 시작된 게 아닐까요.

앞으로 나의 한정된 시간과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한번 더 고민하고 지출하는 습관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