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얄라운지 갤러리로얄│차로 얻는 힐링, 《차관소요》 전시 후기
차 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차관에 대한 새로운 미적 해석을 제시하는 전시 <차관소요>가 현재 논현동 갤러리로얄에서 열리고 있는데요, '차 마시는 공간을 한가로이 거닌다'는 뜻의 차관소요 전시에서는 아홉 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차 도구와 작품을 감상하고 직접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茶館逍遙 차관소요
차 마시는 공간을 한가로이 산책하는 마음
기간 : 2021.05.13 ~ 2021.07.17
장소 : 서울 강남구 논현로 709 로얄라운지 B1 갤러리로얄
시간 : (카페) 월-토 10:30~24:00 (일요일 휴무) / <차관소요> 월-금 10:00~19:00, 토 10:00~18:00
링크 : 갤러리로얄 홈페이지 / 인스타그램
장소/전시회 정보
로얄라운지는 각 층마다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쇼룸과 갤러리, 카페 겸 식당, 아카데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카페, 쇼룸, 갤러리 모두 조금씩 비슷하면서도 분위기가 달라 볼거리도 풍부하고 다채로웠어요!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아티스트, 건축가,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미술관 갤러리로얄은 이곳의 지하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갤러리로얄은 2019년부터 매년 차와 관련된 전시를 진행해왔는데요, 차를 마시는 행위는 송나라 황실에서부터라고 하니 역사적으로도 분명히 길게 이어져 오고 있는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논현동 로얄라운지의 갤러리로얄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 <차관소요>는 천 년도 넘는 시간 동안 여전히 문화로써 우리 곁에 있는 차생활에 대해 그려냅니다.
작가 소개
- 고지영│ 캔버스에 최소한의 형태와 검은색, 회색 계열의 색을 붓질하여 풍경을 그립니다. 집 한두 채와 나무, 테이블 위의 무심한 정물,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불명료한 형상의 모호함으로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마음의 휴식을 선사합니다.
- 권혁문│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 도자기 분청사기의 기법인 '덤벙', '귀얄', '상감'을 자유자재로 사용한 기물을 선보입니다. 분청 작업을 통해 극대화된 재료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김용회│ 지리산 자락의 지천에 널린 고재를 이용해 군더더기 없는 자연미와 시공간을 초월한 어울림을 보여주는 김용회 작가의 작품은 불필요한 것을 뺀 돋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드러냅니다.
- 김은주│ 편집자에서 유리공예작가가 된 <유리편집>의 김은주 작가는 책상과 식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유리 소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작업의 용도와 쓰임을 정하지 않고 사용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작가의 소품들은 생활에 자연스레 스며듭니다.
- 김응철│ 사용할 때의 기본적인 기능과 더불어 테이블 위에 놓였을 때의 형태만으로도 아름다울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김응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다관, 숙우, 잔과 내열토로 제작하는 탕관을 선보입니다. 정교하고 세밀한 그의 작업은 차도구에 대한 독창적인 시각과 색감으로 나타납니다.
- 이혜진│ 가까운 사람들과 머무는 시간을 풍성하게 누리도록 돕는 예술을 지향하는 이혜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흙 판을 말고, 찢고, 접는 방식으로 제작한 화기와 다식 접시 등을 통해 테이블에 따뜻함을 불어넣습니다.
- 최기│ 나무를 거스르기보다 저마다의 결이나 옹이를 섬세하게 다뤄내며 작품을 완성하는 최기 작가는 쓰임에 따라 나무를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만난 후 작업을 구상합니다. 작업을 하며 나무에게 받은 위로가 작품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랍니다.
- 한결│ 소목장 부친의 영향을 받아 12세에 첫 나주반 작업을 시작으로 줄곧 나무를 다뤄왔다고 합니다. 전통을 잇는 옛 방식을 사용해 천연 소재의 물성을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그의 작업은 재료 본연의 미감과 디테일이 살아 있어 쓰임새는 물론 정성스러움이 묻어납니다.
- 홍성일│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답고 시적인 홍성일 작가의 차 도구는 복잡함과 기교를 덜어내어 차 도구 본연의 특성에 집중하게 하며 테이블 위의 기물들이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합니다.
관람 후기
전시관의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아름다운 공예품들. 자연스러운 본연의 색을 드러내는 작품들이 전시의 주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갤러리 공간의 내부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구조라 더 아늑한 감상을 할 수 있었어요. 말 그대로 차 마시는 공간을 한가롭게 산책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통로의 천을 열고 들어가면 작가님들에 의해 만들어진 차 관련 기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하나하나 찬찬히 둘러보았는데요, 각각의 작품들이 비슷한 하나의 주제를 말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어요. 어느 하나 튀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모습입니다.
다양한 차 도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잘 몰랐던 차 문화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어요. 차 문화가 가지고 있는 특성상 기물에 전통적인 공예 요소가 담겨 있다는 점이 정말 좋았습니다. 어려운 전시가 아니라 생활 속에 공예품이 스며드는 것 같았어요. 거의 모든 작품들이 마음에 들어 그대로 집으로 데려오고 싶었습니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아는' 온고지신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전시였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공예의 기법과 그 특성을 차관을 통해 엿볼 수 있어 즐거웠어요! 공예의 완성은 누군가에게 유용하게 쓰이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정성 들여 만든 사물이 쓰는 사람에게 당연히 즐거운 경험을 안겨주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우리 고유의 공예가 생활 속에서 더욱 자주 보였으면 좋겠네요.
차를 마시는 행위에 대해서도 새롭게 알게 되어 또 다른 취미가 생길 것만 같았던 전시 <차관소요>. 차를 매개로 차분히 쉬어가기에 좋았던 공간이었습니다. 차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혹은 일상 속에서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면 갤러리로얄에서 전시 중인 이번 전시에 방문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함께 가기에도 혼자 가기에도 좋아요. 작품을 구매하러 오기에도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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