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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이입니다 : )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는 정만춘 작가의 에세이로, 기존의 가족, 결혼제도에 대해 고찰하고 사회적 관습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입니다. 

 

"기혼도 미혼도 아닌, 괄호 바깥의 사랑" 이라는 수식어가 이 책의 성격을 잘 나타내주고 있는데요.

저자는 본인이 직접 겪어왔고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애인과의 '동거'에 대해 극히 사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본인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현실을 이야기해주고 있습니다.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국내도서
저자 : 정만춘
출판 : 웨일북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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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에 대한 기존의 시선들

 

동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어떤 이미지를 떠올릴까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 소개의 내용처럼 '어딘가 음침하고 비밀스런 골방 이야기' 와 같은 어딘가 부정적인 뉘앙스를 떠올리거나, '결혼 생활에 돌입하기 전 맛보기 에피타이저쯤'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아직까지도 만연합니다. 

최근엔 동거를 하는 연인들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친한 지인이 아닌 이상 잘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것도 이러한 부정적인 시선의 존재가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요. 동거를 한다고 대단한 큰 일이 나는 경우도 별로 없는데 말입니다.

 

 

 


사실 사람들은 모두 달랐다

 

직접 겪어보지 않은 이상 다들 동거를 어떻게 하며 살고 있는지 구체적으로는 알기 어렵죠.

하지만 이 책 속의 주인공 저자 만춘님의 리얼한 일기를 보다보면, 동거를 하는 전반적인 과정과 흐름 정도는 쉽게 알게 됩니다.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도, 동거하는 사람도, 딩크족으로 사는 커플도 늘어났다. 다른 인식을 갖는 사람들이 급격히 많아져서는 아닌 것 같다. 원래 사람들은 다 달랐다. 그걸 하나의 규격에 맞추려고 했을 뿐."

 

 

저자는 네 명의 각기 다른 성격의 사람과의 동거를 통해 도출한 자신의 인사이트를 우리에게 말해줍니다.

"동거는 결혼을 위한 준비가 아니고, 완벽한 연인을 찾기 위한 실험도 아니며, 미성숙하고 되바라진 청년의 일탈은 더더욱 아니다." 라는 것을 말입니다. 

 

물론 결혼을 위한 이전 단계로써 동거를 하는 사람, 깊은 생각 없이 쉽게 동거를 하는 사람들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동거를 하는 이들 모두가 그렇다'라고 말하는 것은 편견에 불과합니다.

 

 


프랑스의 '동거 계약' 문화란?

 

"가족이 그렇게 만들고 싶다면야, 가족의 테두리 안에 들어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욱여넣는 대신 가족의 범위를 넓히는 게 현명한 방법이리라."

 

특히 우리나라에는 직계 가족을 대상으로 한 정책들이 많은데요, 사실혼에 가까운 동거인의 법적대리인이 될 수 없는 법의 가림막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에 '결혼'을 한 관계가 아닌 이상 여러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다른 국가들 중 '동거 천국'이라고까지 불리는 프랑스는 비혼과 그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을 또 다른 문화로 수용한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프랑스의 사상가 자크 아탈리는 "2030년이면 결혼제도가 사라지고 90%가 동거로 바뀔 것이다." 라며 동거를 '진화한 결혼 형태'라고 전망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결혼한 부부, 단순 동거, 팍스 커플 모두 법적인 커플로 인정받습니다. '시민 연대 계약'이라는 의미의 팍스(PACS)계약을 맺은 커플은 그 자체의 가족 형태를 인정받아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커플은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프랑스아 올랑드 전 대통령 또한 동거하는 프랑스인 중 한명입니다.

 

 

프랑스의 삶의 방식과 제도를 우리가 그대로 따라야만 한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가족의 테두리 안에 억지로 들어가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삐딱한 편견의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민폐끼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기적이라며 굳이 욕하는 대신, 저마다의 삶을 그대로 존중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은 몰랐던 동거의 세계를 보는 것도 흥미롭지만, 시시콜콜한 연애담을 듣는 재미도 쏠쏠합니다.ㅎㅎ

 

모두 다른 성격의 사람들과 살며 일어나는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그로 인해 저자가 느낀 점도 인상 깊었던 부분이에요.

 

다음은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문장들입니다.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기존의 결혼제도에서 탈피한 삶이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읽어보세요!

 


 

"누군가와 헤어졌다고 해서, 혹은 누군가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그 사람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어떤 노래로, 말버릇으로, 녹차 향이나, 하겐다즈 스트로베리 맛으로, 목욕탕의 뿌연 김으로 남는다. 그런 게 모여서 또 내가 된다. 그러니 ‘영원히 행복하게’가 아니어도 괜찮다."

 

 

"사랑에 빠진 후에 그 이유에 대해 찾는 일은 낭만적인 놀이지만, 논리의 영역으로 들어오긴 어려운 부분이다."

 

 

"비슷한 일상을 영유하는 사람이 백 명인가, 십만 명인가보다 내가 내 삶을 잘 쥐고 가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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